얼마 전 미국의 세계적인 음악 전문지에서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0곡'을 선정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해요. 위대한 100곡에는 케이팝 아이돌 노래부터 이십 세기 노래까지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선정된 곡들 중에 듣고 보니 따라 부를 수 있는 90년대 이전의 명곡을 선정해 모아봤어요. <해외에서 인정받은 레트로 케이팝>이라는 주제로 진행이 되었죠. 슈퍼주니어 <Sorry, Sorry>도 12위에 랭크되었다고 하네요. 자료 존재 자체가 놀라운 오늘의 명곡들을 만나보세요.
TOP 10 : 한명숙 <노란 샤쓰의 사나이>
1961년에 발매된 한명숙의 첫 번째 데뷔 앨범 수록곡이에요. 엔카풍의 트로트 물결이 넘쳐나던 시절, 스윙 장르의 댄스곡으로 신선함을 넘어 파격을 선사한 곡이에요. 당시 대중가요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만큼의 충격을 준 노래죠. 황정민, 김윤진 주연의 영화 <국제시장>의 OST로도 사용이 되었어요. <노란 샤쓰의 사나이>는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는데 당대 최고의 배우 엄앵란, 신영균 배우가 주연을 맡았어요. 노래 제목처럼 주인공이 노란 셔츠를 입고 등장을 했고, 노래 인기만큼 당시 남성들에게 노란 셔츠가 유행을 했다고 하네요. 특히 택시 기사들의 노란색 유니폼도 이 노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요. 자료로 사용된 영상은 KBS의 개국 기념 무대 영상으로 처음으로 흑백 자료가 나왔어요. 해외에서의 인기 배경은 '미 8군 무대'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해요. 미군들의 휴식이나 여흥을 위해 만든 클럽으로 처음에는 미국 본토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이 와서 공연을 했다고 하네요. 마릴린 먼로와 엘비스 프레슬리도 내한했다고 해요. 이후 한국 유망주들이 몰려들어 공연을 시작했고, 한명숙 또한 이곳에서 미국 팝 영향을 받으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한국 대중 가요계의 한 획을 그은 가수들은 대부분 '미 8군 쇼' 출신이라고 해요. 당시 미군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때 귀국 선물로 앨범을 사 갈 정도였다고 하네요.
TOP 9 : 사랑과 평화 <한동안 뜸했었지>
1978년에 발매한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이에요. 독특한 그루브와 탁월한 악기 연주가 돋보인 곡으로 한국가요 역사상 최초로 펑크 음악을 선보여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켰어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고막에 익숙한 멜로디와 사운드에요. 한복을 입고 화려하게 연주하는 무대 영상만 봐도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밴드였어요. 사랑과 평화 역시 '미 8군 무대' 출신의 밴드예요. 오디션 제도가 있었는데 역사상 최고 등급인 스페셜 AA를 받은 유일무이한 한국 밴드라고 하네요. 스타카토식으로 뚝뚝 끊기는 멜로디가 신선하고 매력적인 노래예요. 멤버 모두가 천재라고 불릴 만큼의 어벤저스 군단이었다고 해요. 특히 기타리스트 최이철은 사랑과 평화의 중심으로 뛰어난 기타 실력을 소유했고 키보드의 김명곤은 후에 뛰어난 작곡가로 성장했다고 하네요. 나미 <빙글빙글>, 소방차 <그녀에게 전해주오>, 정수라 <환희> 등을 작곡했다고 해요. 빼놓을 수 없는 멤버 베이시스트 이남이는 <울고 싶어라>를 노래한 분이에요. 미군들에게는 환호를 받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처음에 들었을 때 '바가지 엎어놓고 긁는 소리를 내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해요. 그러나 익숙해지면서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3주간 연속 1위를 하고, KBS 10대 가수상을 2년 연속 수상했어요. 수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며 21세기에 와서도 많은 커버 무대가 나오고 있어요. 영화 <즐거운 인생> OST로 삽입되며 출연 배우들이 직접 연주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TOP 8 : 이미자 <동백 아가씨>
1964년 엄앵란, 신성일 주연의 동명 영화의 OST였어요. 연인을 기다리는 서글픈 마음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애절한 음색으로 표현하며 극찬을 받은 곡이에요. 사실 <동백 아가씨>는 발매 당시 타이틀곡이 아니었고, 앨범의 뒷면 첫 트랙에 실릴 만큼 푸대접받았던 곡이라고 해요. 그러나 발매 이후 방송에서 <동백 아가씨>만 무한 재생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으며, 트로트를 기피하던 젊은 세대들도 이 노래만큼은 떼창을 했다고 하네요. 미국 잡지에서는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가 한국인들에게 미국화된 팝의 맛을 안겨주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주춤하던 한국 트로트를 이미자가 부활시켰다고 전했다고 해요. KBS 음악 차트에서 35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대한민국 역사상 첫 100만 장 판매 기록도 세우며 음반 품절 사태까지 일어났다고 하네요. 이미자에게 부와 명예를 모두 가져다준 곡이라고 해요. 이후 이미자는 월남 파병 장병들의 초청 가수 1순위로 뽑혔고, 1965년부터 때때로 월남을 방문해 <동백 아가씨>를 열창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일어로 앨범도 내고 방송 출연도 했다고 해요. 하지만 당시 반일 정서로 귀국 후 활동에 제한을 받았고 왜색을 이유로 금지곡 처분도 받았다고 하네요. 그러나 당시 대통령의 애창곡으로 종종 청와대 영빈관에서 무대도 가졌다고 해요. 이후 20년이 지난 1987년 9월 방송 금지곡에서 해제되었다고 하네요. 이미자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록을 남긴 기록의 여왕이에요. 참여 앨범을 포함한 발매 앨범의 수가 무려 500여 장이라고 해요. 발표 노래는 2,500여 곡이고, 그중 히트곡만 400여 곡이라고 하네요.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고 해요.
TOP 7 : 펄 시스터즈 <커피 한 잔>
1968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의 수록곡이에요. 한국식 로큰롤이라는 실험적인 곡이었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가창력이 더해져 큰 사랑을 받았어요. 이 곡으로 데뷔 1년 만에 걸그룹 사상 최초 MBC 10대 가수 청백전 가수왕에 등극했다고 해요. 펄 시스터즈는 실제 자매로 구성되었다고 하네요. 화려한 외모와 패션, 가창력까지 겸비하며 비디오형 가수 시대의 서막을 열었어요. 언니 배인순은 수영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고 동생 배인숙은 무용 전공자라고 해요. 가수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미 8군 무대 오디션에 친구를 따라갔다가 두 자매만 합격을 했다고 하네요. 그곳에서 신중현을 만나 트레이닝을 받으며 걸그룹을 준비했다고 해요. 펄 시스터즈는 현재의 케이팝 걸그룹처럼 해외 진출도 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쥰과 숙'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고, 미국에서도 소문이 나며 방송 출연과 공연을 전제로 진출 준비를 했다고 해요. 하지만 언니의 결혼 이야기로 미국 진출은 무산되었다고 하네요. 이 노래의 인기 덕분에 당시 커피 산업 또한 함께 부흥했어요.
TOP 6 : 들국화 <그것만이 내 세상>
한국 록의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앨범으로 평가받는 1985년에 발매된 들국화 1집 앨범의 후속곡이에요. 감성적인 멜로디로 곡을 끌고 가다 후반부에 들어 감정을 폭발시키는 전인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에요. 들국화의 1집은 국내 음악 관계자 21명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1위에 두 번이나 오르며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어요. 당시 앨범 판매량이 180만 장에 육박할 정도로 히트를 쳤어요.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금지곡 선정을 받았어요. 공식적인 금지 이유는 창법 수준 미달 및 가사 전달 미숙이었고, 또 다른 명곡인 <행진> 또한 같은 이유로 금지곡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그것만이 내 세상>은 1994년 방송 금지 조치가 해제되고 많은 후배 가수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명곡이 되었어요. 동명의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OST로 삽입되기도 했어요. 들국화 이후 속속히 록밴드들이 등장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어요.
TOP 5 : 나미 <빙글빙글>
1985년에 발표된 곡으로 신나는 테크노 신스팝 장르에 나미의 허스키한 음색과 이색적인 춤이 더해져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노래에요. 한국 댄스 뮤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곡이기도 해요. 그야말로 파격적인 섹시 여가수의 등장이었어요. 1980년대 이효리로 불릴 정도로 센세이션 그 자체였죠. 영화 <써니>에서도 <빙글빙글>이 BGM으로 삽입이 되었어요.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사로잡은 명곡이기도 해요. 애잔한 사랑을 4분 동안의 초조하고 황홀한 열기로 가득 채운 디스코 음악이자 1980년대 가장 잊을 수 없는 곡이라 평가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어요. 어릴 적부터 무대 매너와 패션이 돋보였는데, 그 이유는 미 8군 무대에서 7세의 나이로 최연소 데뷔를 했기 때문이에요. 1970년대 청소년 시절에는 '해피돌스'의 보컬로 해외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해피돌스 <Misty Blue>는 우리가 기억하는 비음 섞인 나미의 보이스와 달리 정통파 소울 싱어로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에요. 팝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섭렵하기도 했어요.
TOP 4 : 산울림 <아니 벌써>
1977년에 발매한 산울림의 데뷔곡으로 작사, 작곡 모두 김창완이 한 노래에요. 퍼스톤 기타와 김창완의 몽환적이면서도 맑은 보컬, 그리고 통통 튀는 베이스 리듬이 잘 어우러지는 산울림만의 독창적인 록 스타일을 잘 나타내는 곡이에요. 발표 당시 대중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고 해요. 특유의 실험적인 가사와 사운드로 인해 시대를 앞선 곡으로 평가받지만 한국 대중음악 사상 가장 문제적 데뷔작으로 꼽히기도 한다네요. 발표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로커 후배들에게 영향을 준 노래이기도 해요. 우리에게는 익숙한 반면 세계인들에게는 파격적으로 다가간 곡이기도 해, 잠수교에서 열린 루이비통 패션쇼에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TOP 3 : 김완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1990년에 발매된 김완선의 5집 앨범 후속곡이에요. 시적인 가사와 몽환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져 당시 김완선의 인기에 정점을 찍게 한 곡이에요. 90년대 가요계를 김완선의 전성시대로 만든 노래예요. 막장 가사의 대가 이승호의 첫 작사 작품이라고 해요. 미국 음악 전문지는 김완선을 한국의 마돈나로 부르며 대한민국 원조 여자 아이돌이었다고 소개했어요. 일본 NHK 뉴스에서도 김완선의 무대가 기사화됐다고 하네요. 아시아 정상급 가수들의 합동 무대에 당당히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어요. 일본뿐 아니라 중화권 등 다방면으로 진출하기도 했죠. 김완선의 인기 비결은 단연 돋보이는 춤 선으로 단연 최고의 여성 댄스가수예요.
TOP 2 : 신중현과 엽전들 <미인>
1974년 발매된 신중현과 엽전들의 1집 앨범 수록곡이에요. 지금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록 넘버로 사랑받고 있으며 서양의 펜타토닉 음계가 아닌 국악의 5음 음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에요. 그 당시 대한민국 인구 3천만 명 중 3천만 명 모두가 사랑한 애창곡이었어요. <미인>은 발표된 뒤 인기를 끌자 바로 금지곡이 되었고, 방송국 메인 무대에서는 부를 수 없었다고 해요. 공식적인 금지곡 선정 이유는 시끄러운 창법과 가사 저속이라고 하네요. 실질적인 이유는 대중들이 모두 사랑했기 때문이라네요. 그럼에도 해외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일찍이 퍼진 기타 실력 덕분이라고 해요. 미 8군 무대에서 처음 활동 시 신문, 잡지에 소개될 정도였다고 하네요. '팬더'에서는 2009년 12월 아시아인 최초로 전 섹 6번째 커스텀 기타를 헌정하기도 했어요. 버클리 음대 사상 최초 한국 음악가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도 했죠. 1987년 금지곡 규제가 해제되면서 다양한 커버 무대가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TOP 1 : 조용필 <단발머리>
1980년에 발매된 조용필의 공식 1집 앨범 후속곡이에요. 펑키 디스코 리듬에 당시에는 들을 수 없었던 독특한 신시사이저 반주로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을 받은 노래예요. 도입부의 뿅! 뿅! 뿅 소리는 전자 드럼 소리라고 하네요. 현재까지 발표한 곡만 242개인데 미국 음악 전문지에서 <단발머리>를 선정했어요. 기발한 가성, 세계적인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메이저 7화음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혁명을 일으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어요. 조용필 역시 미 8군 무대에서 활동을 했다고 해요. 조용필의 노래를 들으며 미군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네요. 뉴욕 카네기홀에서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하기도 했죠. 2008년에는 뉴욕 라디오 시티 홀에서 국내 가수 최초 공연을 했어요. <단발머리>는 후배 가수들에게 영향을 주며 리메이크곡으로 탄생하기도 했죠. 015B 버전이 유명해 원곡을 잘 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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