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세기 힛트쏭 71회] 그 이유? 어이가 없네 방송금지곡이었던 히트송 TOP 10

[이십세기 힛트쏭 71회] 그 이유? 어이가 없네 방송금지곡이었던 히트송 TOP 10

 

이번 방송은 금지곡이 되었던 곡들 중에서 이유가 어이없는 노래들로 구성이 되었어요. 주제를 듣고 가장 먼저 기억났던 노래는 양희은 <아침이슬>, 조혜련 <아나까나>였어요. 이 외에도 어떤 곡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졌어요.

10위는 박명수 '바다의 왕자'가 차지했어요. 박명수 2집 <Dr. Park> 타이틀곡으로 여름하면 떠오르는 박명수의 대표곡이에요. 여름에 만났던 연인을 향한 사랑을 담은 노래에요. 코믹한 가사와 밝은 분위기로 박명수와 찰떡인 노래죠. <바다의 왕자> 작곡가가 밝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쿨에게 어울린만한 곡을 의뢰받은 작곡가에게 어느 매니저가 노래를 듣고 거액을 주고 그 자리에서 곡을 구매했다고 해요. 가수의 정체도 모르고 녹음실에 갔더니 박명수가 있었다고 하네요. 지상파 중 KBS에서만 가사가 저속하단 이유로 심의에서 퇴짜를 맞아 금지곡이었다고 해요. 방송 활동을 위해 가사를 변경하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2008년 재심의 끝에 금지곡 목록에서 해제가 되면서 여름 행사 고정 레퍼토리가 되었다고 해요. 2007년 걸그룹 LPG가 <바다의 공주>로 리메이크 하기도 했어요.

9위는 들국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 차지했어요. 전인권의 거칠면서도 호소력 짙은 보컬이 인상적인 들국화 1집 수록곡으로 실존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며 쓴 곡이에요. '들국화'는 한국의 비틀스라고 불리기도 한 전설적인 밴드죠. 대중음악 100대 명반 1위를 한 앨범의 수록곡이에요. 1985년 당시 들국화 1집 판매량이 약 180만 장으로 팝송에 심취해서 국내 가요는 쳐다보지도 않던 청소년들을 단번에 들국화 추종자로 만들었던 앨범이에요. 금지곡이 된 이유는 곡 창법 수준 미달 및 가사전달 미숙이라고 해요. 목소리가 너무 크고 짐승 샤우팅 때문에 방송금지를 당하기도 했다네요.

 

 

 

 

8위는 H.O.T. '늑대와 양'이 차지했어요. 지구를 습격한 외계인에 맞서는 사이버 전사를 콘셉트로 내세운 2집 앨범 타이틀곡이에요. '빌어먹을'이라는 가사 때문에 비속어 사용으로 금지곡이 되었다고 해요. 당시 가사에 대한 검열이 강했던 시절이라 2집 컴백 방송을 잡았던 MBC에서만 방송 불가 판정을 받고 수정된 가사를 사용해 활동을 했다고 하네요.

7위는 더 블루 '너만을 느끼며'가 차지했어요. 당시 최고의 인기 스타들만 기용되었던 초콜릿 광고 삽입곡으로 김민종과 손지창이 <더 블루>를 결성하게 된 계기가 된 곡이에요.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였던 김민종과 손지창의 조합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죠. 당시 톱스타만 찍었던 초콜릿 광고에 캐스팅 된 두 사람에게 함께 CM송을 불러보자는 제의를 광고주가 했고 그렇게 부르게 된 곡이 '너만을 느끼며'에요. 고현정, 손지창, 김민종 세 사람의 삼각관계 콘셉트로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형태의 시리즈 광고였어요. 금지 사유가 광고에 삽입된 CM송이라는 이유라고 하네요.

 

이십세기힛트쏭71회

6위는 홍서범 '김삿갓'이 차지했어요. 대중음악 평론가 김봉현 씨는 멜로디 없이 리듬으로만 가사를 전달하는 후렴구의 반복으로 한국 최초의 랩이자 훅송이라는 평가를 했다고 해요. 금지곡이 된 이유는 음정 불안이라고 해요. 랩의 등장 이전이라 노래라기에는 음이 이상하게 들렸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홍서범의 재심 청구와 새로운 장르라는 설득으로 결국 방송 금지는 해제되었어요.

5위는 김현준 & 민혜경 '내 인생은 나의 것'이 차지했어요. 민해경과 듀엣으로 부른 김현준 1집 수록곡으로 독립적이고 주관적으로 삶을 살아가겠다는 내용으로 젊은 층에 인기를 끈 곡이에요. 이 곡이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앞두고 있을 때 방송국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고 해요. '이런 노래를 틀어주면 우리 아이가 부모의 말을 안 듣잖아요!'라고 전화를 건 사람이 얘기했다고 하네요. 청소년에게 반발심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KBS에서 금지곡이 되었다고 해요. 이 곡이 금지곡이 된 뒤 1위를 차지한 곡은 윤시내 '공부합시다'라고 하네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이나 잔소리를 들으면 <내 인생은 나의 것>을 틀어놓고 가출을 하거나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말로 자신을 방어하는 분위가 진짜 존재했다고 해요.

4위는 임창정 '소주 한 잔'이 차지했어요. 임창정 본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실연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10집 앨범 타이틀곡이에요. 노래 제목에 들어간 '소주'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해서 KBS 방송 불가판정을 받았다고 해요. 소주란 단어 때문에 금지곡이 되었지만 오히려 술 때문에 스테디셀러 노래가 되었네요.

3위는 이승환 '덩크슛'이 차지했어요. 90년대 초반 농구 붐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던 3집 수록곡으로 '덩크슛'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재미있게 풀어낸 노래에요. '야발라바히기야'라는 후렴가사가 종교방송에서 미신조장으로 금지가 되었다고 하네요. '덩크슛'이 발표되기 전 1992년 대한민국에 휴거 소동이 일어났어요. '휴거 소동'은 예수의 심판에 따라 구원받은 사람은 하늘로 올라갈 거고 휴거 되지 못한 사람은 지구의 종말을 맞이한다는 소문으로 일어난 소동이에요. 이런 사이비 종교 때문에 온 나라가 뒤숭숭할 때 '덩크슛' 노래 속 주문으로 다시 어지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금지가 되었다고 하네요.

 

 

 

 

황당한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는데 방송 무대도 없어 순위에 넣지 않은 곡들도 있다고 했어요. 번외차트인 무대도 없는 방송금지곡이에요.

3위는 조혜련 '아나까나'가 차지했어요. 금지 사유는 가사 부적격과 가사 저속이라고 해요. 이 곡은 현재까지도 금지곡이라 15초 이상은 나올 수 없다고 하네요. 발매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으나 가사 문제로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죠.

2위는 황신혜밴드 '짬뽕'이 차지했어요. 활동 당시 파격적인 의상과 콘셉트로도 화제를 일으키며 인기를 끈 곡이에요. 금지곡이 된 이유는 외설, 퇴폐, 불륜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떤 가사 때문인지 제작진도 못찾았어요.

1위는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가 차지했어요. 한국형 발라드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되는 곡이에요. 80년대 후반 당시에는 방송 심의 후에 신인가수 오디션이 있던 시절이었는데 유재하는 가창력 부족으로 활동 정지가 되었다고 해요. KBS '젊음의 행진에 출연한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 사실상 유일한 무대 영상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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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송창식 '왜 불러'가 차지했어요. 1975년 영화 <바보들의 행진> OST로 수록된 곡이에요. 70년대는 조금만 의심되면 다 금지곡으로 지정하던 시대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해 최고 인기가수상 수상 등 큰 인기를 끌었던 곡이에요. 다행히 87년 대대적인 대중문화 해금 조치로 금지가 해제되었다고 하네요. 금지곡이 된 정확한 이유는 영화 속에서 장발 단속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에 삽입되었는데 단속 경찰을 반말로 불렀다는 이유로 금지가 되었다고 해요. 70년대는 금지곡이 정말 많았다고 해요. 한대수 '물 좀 주소'는 물고문을 연상시킨다고 금지가 되었고, 김추자 '거짓말이야'는 불신감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고 하네요. 이장희 '그건 너'는 책임 전가라는 이유로, 신중현과 엽전들 '미인'은 시끄러운 창법과 가사 저속이라는 이유로 금지되었다고 해요. 우주힙쟁이 '한량' 역시 가사 때문에 방송이 안 된다고 하네요.

1위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대유감'이 차지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 수록곡으로 혁명과 체제 전복을 희망하는 등 서태지 노래 중 가장 급진적인 가사로 평가받는 노래에요.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당일 기성세대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고 분노하여 만들게 된 곡이라고 해요.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 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문제를 담고 있는 가사로 심의에 걸리자 서태지는 가사 없이 멜로디만 앨범에 실었다고 하네요. 같은 앨범 속 '1996 그들이 세상을 지배했을 때'라는 곡은 반사회적 가사와 폭력 조장 우려로 KBS에서 방송 금지를 받았다고 해요. 4집 앨범이 사회적 문제를 다루어 의미가 깊은 앨범이에요. 사전심의로 인해 여러 제재를 가하자 팬들이 들고 일어나 결국 사전심의제도는 폐지되었다고 하네요. 심의 주체가 국가에서 개별 방송사로 변경된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