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지만 불행하지도 않은 그런 어른의 하루하루가 담겨있는 이야기
그냥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제목만 보고 골랐어요.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이 제목에 그대로 들어있네요. 책을 읽고나면 설레는 일이 좀 생길까 싶어서 읽어보게 되었어요. 남자 주인공 한 명과 여자 주인공 한 명의 이야기가 따로따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만나면서 끝나요. 그냥 그런 평범한 회사원의 이야기가 줄줄 이어져요.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잔잔하게 시작된 이야기는 끝까지 잔잔하게 흘러가요. 일본영화 한 편 본 듯한 느낌의 소설이었어요.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작가는 쓰무라 기쿠코 입니다. 197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대학 시절부터 소설을 썼다고 해요. 2005년 <너는 영원히 그들보다 젊다>로 제21회 다자이 오사무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어요. 2011년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로 제28회 오다 사쿠노스케상을 받는 등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었어요. 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는 여성의 일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위트 있게 그려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작가에요.
이 책은 나카코 씨와 시게노부 씨 두 사람의 이야기에요. 오늘도 무사히 퇴근하길 바라는 가련한 출근자들의 일상을 그려놓고 있어요. 아래 표지의 멍하니 같은 표정의 사람들만 봐도 설레는 것 없는 일상이라는 느낌이 드시죠?? ^^;;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지말고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나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책들이 요즘 참 많이 나왔고 나오고 있어요. 저도 그런 종류의 책들을 꽤 보기는 했는데요. 사실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마음 먹어도 쉽게 사표를 던지기가 힘들죠. 회사에 있으면 매일 비슷한 일상속에서 산다고 해도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포기할 수가 없는거죠. 그런 분들에게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약속이 없어도 휴일은 길었으면
우리에게도 설레는 퇴근이 찾아올까?
"피클 병을 열면서 구텐모르겐, 하고 중얼거린다. 영어로 굿모닝이다. 완전히 현실도피 같다고 생각한다. 아침이 좋을 리가 없다. 구텐모르겐도 굿모닝도, 아마 누군가가 자신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 아침이라는 잔혹한 상황을 견디기 위해. (22P)"
"사실 세상에는 며칠을 다퉈가며 해야 할 만큼 급한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좀 더 쉬게 해달라고 화를 내지는 않는다. 인내심이 대단하네. 순간 감탄했지만, 잘 생각해보면 자신을 포함한 대부분이 화내는 것을 귀찮아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루 이틀 더 쉬겠다고 회사와 싸우느니, 출근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경영자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월급을 주는 한, 자기 손 안에 모아놓고 머릿수를 채우고 싶어 한다. 사용하지 않더라도 모아놓는 것만으로 만족스럽고 의미가 있다. (50p-51p)"
직장을 다니는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아마 아침마다 힘들게 몸을 일으켜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요즘처럼 추워진 날씨에는 더더욱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힘들테니까요. 설레는 일따위 없어도 먹고 살기 위해서, 나중에 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서 열심히 직장을 다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설레는 일, 가슴 뛰는 일을 찾을 때 까지 우리는 직장에 묶여있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암담한 현실이지만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를 읽으며 위로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래요. 다들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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