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세기 힛-트쏭 240회>는 이상형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했어요. 대중가요 속 사랑 노래를 듣다가 가사 속 주인공에게 욱한 경우 다들 있으시죠? 그래서 '님아~ 이런 사람 만나지 마오'라는 주제로 진행이 되었어요. 과연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노래에 등장하는지 잘 살펴보면서 방송을 시청해 보세요.
10위 : 지누션 <전화번호>
톡톡 튀는 노랫말, 원초적인 비트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어요. 3집 <A-Yo> 이후 3년 만에 나온 앨범이에요. 그저 전화번호만 필요하다는 속이 시커먼 음흉한 남자가 가사에 등장을 하죠. 지누션도 <전화번호>를 작업송이라고 인정했다고 하네요. 사랑꾼인 션도 아내인 정혜영을 처음 만났을 때 첫눈에 반해 무조건 전화번호부터 수소문했다고 해요. 과거에는 게임을 핑계로 술 한잔을 권유하는 방식이었다면 Z세대들은 에어드롭으로 헌팅을 시도한다고 하네요. 21세기 아이돌의 헌팅송으로는 포미닛 <이름이 뭐예요?>, AOA <Excuse Me> 등이 있어요.
9위 : 채정안 <편지>
2집 앨범 타이틀곡으로 복고적인 리듬에 강렬한 사운드를 접목한 '테크노 웨이브' 장르의 곡으로 중독성 강한 가사와 멜로디를 앞세워 사랑을 받았어요. 그 시절 댄스곡 특징인 신나는 사운드와 우울한 가사를 가진 노래예요. 가사를 살펴보면 한 남자의 내연녀가 현 애인과 만나 이별을 강요하는 내용이에요. 이 곡의 빌런으로 내로남불녀가 등장해요. 전형적인 내로남불 끝판왕 곡으로는 태양 <나만 바라봐>가 있죠.
8위 : 보아 <Don't Start Now>
1.5집의 타이틀곡으로 마돈나의 프로듀서 피터 라펠슨이 작곡한 R&B에 힙합 리듬을 가미한 곡이에요. 보아의 음악적 역량과 아티스트로서 잠재력을 보여줬어요. 노래를 부를 때 보아의 나이와 노래 속 화자도 학생이라 무대 의상도 교복 콘셉트로 가져갔다고 하네요. 보아의 현란한 댄스에 가려져 몰랐던 위험한 상상을 하는 유형이에요. 친언니의 남자 친구를 차지하고 싶다는 발칙한 동생의 노래예요. 문제의 가사는 '언니 옆에 있었던 내 손잡은 그 순간'이라는 부분이에요. 비교적 최근에 가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지기도 했어요. 21세기 노래 중 상상이 아닌 혈육끼리의 사랑싸움을 다룬 충격적인 노래가 있어요. 이지 라이프 <너 말고 니 언니>라는 곡이에요. 헤어진 연인의 언니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라고 하네요. 그리고 2002년에 데뷔한 힙합 그룹 TBNY의 <어느 날>도 역대급 막장 전개를 보이는 노래라네요.
7위 : 엄정화 <몰라>
5집 타이틀곡으로 하우스 댄스풍의 흥겨운 박자와 파격적인 패션이 큰 화제를 모았던 곡이에요. 엄정화는 작곡가에게 이 곡을 받기 위해서 1년간 매달렸다고 해요. 그리고 김태영에게 보컬 과외까지 받는 정성을 보였다고 하네요. 그 결과 1999년 연말 시상식 수상을 싹쓸이했고 역대 최고 앨범 판매량도 기록했어요. 자신을 아껴준 애인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끌리는 혼란스러운 심리가 담긴 가사에요. 양다리 걸쳐놓고 책임은 회피하는 인간의 전형을 볼 수 있어요. 회피형 연인의 특징도 알려줬어요. 가장 큰 피해자는 현재 남자친구예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기 때문이죠.
6위 : 김원준 <너 없는 동안>
당시 유행하던 하우스 댄스 장르의 3집 타이틀곡을 골반춤, 치마 패션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김원준에게 유일한 골든컵을 안겨줬어요. 대히트곡답게 14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어요.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 킬트(Kilt)에서 영감을 받은 '치마바지 패션'으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가사 자체도 센세이션했어요. 여친에 대한 애정이 식어서 다른 여자를 물색하는 환승연애를 꿈꾸는 남자가 등장하죠. 그러나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여친에게 복귀를 해요. 환승연애가 실패하는 또 다른 노래로 업타운 <다시 만나줘>가 있어요.
5위 : 쿨 <운명>
재미있는 가사와 신나는 리듬이 돋보이는 쿨의 3집 타이틀곡으로 이재훈과 유리의 맛깔나는 보컬, 김성수의 인상적인 랩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운명>은 쿨에게 첫 1위와 골든컵을 안겨준 노래예요. 쿨 노래는 흥미진진한 전개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죠. <운명>은 양다리 걸친 남자의 이야기예요. 원래는 <양다리>라는 제목이었는데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 운명의 장난이라 생각하며 <운명>으로 정해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4위 : 코요태 <불꽃>
6집 수록곡으로 차갑게 느껴지는 도입부의 키보드 사운드와 강렬한 비트감이 인상적인 마이너풍의 댄스곡이에요. 친구의 연인과 바람이 난 이야기예요. 빽가가 합류한 후 첫 앨범인 6집의 후속곡이죠. 코요태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후속곡이에요. 친구의 애인과 바람피우는 남자 그리고 그와 만남을 이어가려는 여자의 이야기예요. 친구의 연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와 삼각관계의 중심에 선 여자의 내용이죠. 친구의 애인을 사랑한 다른 노래로 홍경민 <흔들린 우정>, 터보 <Love is...(3+3=0)> 등이 있어요. 친구의 애인에게 반하게 되는 이유는 금지된 사랑에서 오는 애틋함 때문이라고 하네요.
3위 : 변진섭 <희망사항>
피아니스트 노영심이 작사, 작곡한 변진섭의 2집 수록곡으로 쉬운 멜로디와 통통 튀는 노랫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어요. 노영심의 가요계 첫 데뷔곡이기도 해요. 남존여비의 가부장적인 사상이 강하던 시절인데도 노래 가사가 지탄을 받았어요. 당시 젊은 남성들의 이상형을 재치 있는 가사로 표현한 곡이에요. 총 13가지의 바라는 여성상이 나와요. 이상형 조건이 까다롭기 그지없어요. 이상형에 부합하는 여자를 만나려면 남자도 그에 맞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이상형에 대한 희망사항을 담은 노래로 태양 <I Need A Girl>, 젝스키스 <예감> 등이 있어요.
2위 : 신화 <Only One>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강렬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신화의 3집 타이틀곡으로 남성미를 어필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어요. 원조 짐승돌이기도 하죠. 기존 10대 팬은 물론 20~30대 팬층까지 확대된 계기가 된 곡이에요. <Only One> 활동 당시 클럽에 갔는데 댄스 콘테스트에 참가하며 상품을 휩쓸었다고 하네요. 가사를 살펴보면 집착 스토커형이라고 해요. 당시에는 스토킹 처벌법이 제정되지 않았던 시기예요. 제목만 봤을 때는 순애보적인 사랑으로 착각할 수 있는 곡이죠. god <관찰>도 비슷한 내용이라고 하네요.
1위 : 박상민 <무기여 잘 있거라>
4집 수록곡으로 이야기하는 듯한 새로운 방식의 가사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경쾌한 로큰롤곡이에요. 1997년 발매 당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외설, 퇴폐, 불륜 때문이었다고 해요. 그리고 '무기'가 과격한 표현이라는 사유로 제재되었다고 하네요. 다섯 번의 연애 실패, 삶의 회의를 느낀 여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첫 번째 남자와의 풋풋한 첫사랑, 두 번째 남자 대학 때 만난 바람둥이, 세 번째 남자 직장 동료였던 마마보이, 네 번째 남자 선으로 만난 양다리남, 다섯 번째 남자는 아이가 있는 막장 스토리를 담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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